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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우촌감】 외모(外貌)와 내모(內貌)
카테고리 칼럼
외모(外貌)와 내모(內貌)

 인간이 자신에게 가질 수 있는 관심과 애정의 대상은 양분될 수 있다. 곧 인간의 정신과 육체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다시 그 대상을 구성하고 있는 측면에서 바꿔쓰면 ‘내면(內面)’과 ‘외면(外面)’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내면’은 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사람의 속마음으로 사람의 정신적 · 심리적 측면을 이르고, ‘외면’은 말이나 하는 짓이 겉에 드러나는 모양을 이른다. 즉 ‘정신’과 ‘내면’의 의미 관계는 어느 정도 동질적 의미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육체’와 ‘외면’의 의미 관계는 그렇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외면’은 말이나 행동을 통해 겉으로 보여지는 양식인 것으로 ‘육체’가 의미하는 본질적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외모(外貌)’는 외면과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의 의미이기는 하지만 그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육체’에 보다 근접한 말은 ‘외면’보다는 ‘외모(外貌)’가 어울리는 말이다. 그렇다면 ‘육체’에 가까운 말로 ‘외모’를 설정하고, ‘정신’에 가까운 말로 ‘내면’을 설정한다면, ‘외모’ 대 ‘내면’의 대응적 계열 관계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외모’와 맞설 수 있으면서 단어 형성적인 계열 관계도 유지할 수 있는 ‘내모(內貌)’란 말을 새로이 제안한다. 곧 ‘내모(內貌)’란 인간의 정신이나 마음속에 있는 내적인 양태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인류의 역사 속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외모(外貌)적 속성보다는 내모(內貌)적 속성을 강조했던 시대가 주류를 이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내모(內貌)’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외모(外貌)’가 더 드러나는 경우들도 많이 봐왔다. 아마도 역사적 기록과는 달리 실제 세계에서는 ‘외모(外貌)’와 ‘내모(內貌)’가 고르게 나타났던 것이 본래 모습인 것이다. 

 요즘 ‘그루밍족(Grooming)’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자신의 외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는 모양새이다. 화장을 하고 몸을 가꾸는 일이 많아지면서 패션과 뷰티, 피트니스 관련 산업 등이 급속도로 팽창돼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 인간은 모든 것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자연스러움의 본질임을 알고 있듯이, ‘외모(外貌)’를 단련하고 치장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 똑같이 ‘내모(內貌)’를 수련하고 신장하는 것에 게을리하지 않아 정신과 육체의 균형과 조화를 이뤄 인간 본연의 길로 나가기를 바란다.
 
신호철<국어교육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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