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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책길】 안전 이별을 생각하는 시대
카테고리 칼럼
안전 이별을 생각하는 시대
 
 지난달 9일, 서울 서초구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에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또다시 전 연인 간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지난 5월 경남 거제에서 20대 여성이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전 남자친구인 20대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계속해서 데이트 폭력, 안전 이별이 사회적 이슈로 뜨고 있지만,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피해자의 나이는 대학을 다니고 있는 우리대학 학우들과 비슷하다. 이에 우리는 데이트 폭력 등과 관련해 심각성을 인지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는 위에서 말했던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트 폭력은 연인 간에 폭력, 살인 임에도 불구하고 ‘데이트’라는 단어가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검찰청은 작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데이트 폭력을 ‘교제 폭력’으로 바꿔 쓰겠다고 발표했으며, 최근 여성 단체들도 교제 폭력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오늘날 교제 폭력이 끊이질 않지만,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도 교제 폭력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은 5만 5백여 건에서 2022년 7만 7백여 건으로 40%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신고 접수 후 피해자와 가해자를 강제 분리하는 경우는 적다는 것이 문제다. 현행법상 교제 폭력은 가정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처럼 피해자 의사를 묻지 않고, 접근 금지나 격리 조치 등으로 가해자를 강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제 폭력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제도를 마련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교제 폭력에 있어, 가해자들에게 초기에 처벌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사랑과 통제를 구분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연인을 통제하고 집착해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준다. 사랑과 통제는 엄연히 다르며 사랑을 넘어 연인을 해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범죄이다.

 오늘날 ‘헤어지자’는 말이 살인의 방아쇠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교제 폭력은 피해자, 가해자 이전에 연인이었기에 범죄라고 문제를 인식하기 어렵고, 연인이 변화하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안전 이별을 생각하게 되는 시대가 너무 안타까우며, 우리 모두 안전 이별을 하기를 바란다.
 
<전은빈 부장기자>
dmsqls0504@c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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